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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다짐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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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2023. 12. 28.(목) 오전 10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

※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과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롯해 참혹한 상황을 지켜봐야 했을 동료시민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12월 28일 임시국회 본회의가 개최됩니다. 연내 마지막인 이번 본회의를 앞두고 오늘(12/28)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59명 희생자 영정 앞에 반드시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별이 된 가족들에게 보내는 유가족들의 다짐의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1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에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중재안을 제안하고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척된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제시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인만큼 부디 여야의 진지한 협의와 결단을 다시 한 번 호소했습니다.
참사 발생 426일째가 되도록 여전히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은 이 상황을 하늘의 별이 된 가족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유가족들은 지난 11월 29일 특별법이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 120시간, 159시간, 48시간 비상행동을 연이어 선포하며 추위에도 불구하고 눈덮힌 길 위에서 오체투지까지 하며 여야의 결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특별법을 통과시켜 희생자 영정 앞에 진상규명의 첫 걸음을 떼었다 말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기자회견 이후 오후에는 유가족들이 본회의를 방청하고 국회의 특별법 표결을 지켜볼 예정입니다.

▣ 개요

  • 제목 :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다짐 ‘별이 된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기자회견
  • 일시 : 2023년 12월 28일(목) 오전 10시
  • 장소 : 서울광장 분향소 앞
  • 주최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순서
  • 여는 발언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주영 님의 아버지)
  • 유가족 편지 낭독
    • 김용건님 어머니 간덕임 님
    • 채현인님 어머니 강현순 님
    • 김의현님 어머니 김호경 님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편지1. 김용건님 어머니 간덕임 님

아들한테 보내는 편지
나의 소중하고 귀하고 귀한 멋진 효자 아들에게

용건아 엄마곁을 떠난지도 벌써 1년이 지났어. 항상 옆에서 환하게 웃던 나의 아들. 내 옆에 있기만 해도 항상 든든하고, 얼굴만 보아도 행복했던 나의 아들. 내 표정이 안좋으면 엄마, 오늘 무슨 일 있어요 하고 물어봤던 나의 아들. 용건이가 결혼하면 엄마와 같이 살겠다던 나의 아들.
우리 용건이는 엄마를 정말 많이 생각하는 아들이었어. 용건아 아니? 엄마한테 울 용건이는 내 목숨보다 귀한 아들이자, 친구이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나의 전부였어.
어렸을 때부터 울 용건이는 착하고 순했어.
말썽을 한 번도 부린 적 없는 착한 아들이었지. 엄마가 아플땐 용건이가 설겆이도 도와주고, 내가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면 용건이가 건조기에 걸어주곤 했는데.
그리고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면 케익 사다놓고 메리크리스마스 하면서 서로 축하하곤 했는데.
용건아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남들은 1년 지나면 괜찮을거라 하는데, 어떻게 내 목숨보다 귀하고 귀한 내 아들을 잃었는데 괜찮을수가 있겠니. 더 생각나고 더 보고싶은데.
용건아 너무 보고 싶어. 매일매일 보고싶고, 만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엄만 너무 슬퍼.
내 아들 없는 삶은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시네.
용건아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해. 그 동안 엄마 옆에서 고생 많았어요. 엄만 우리 용건이가 있어 넘 든든했고 우리 용건이 얼굴만 보아도 너무 행복했어. 고마워.
내 아들 용건이는 엄마 마음속에 영원히 살고 있어. 영원히 사랑해. 나의 사랑스런 나의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친구들과 형, 누나, 동생들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
나의 소중하고 멋진 아들, 영원히 사랑한다. 영원히 사랑해.

나의 천사아들 용건이에게.


▣ 편지2. 채현인님 어머니 강현순 님

사랑하는 내딸 현인아!

예쁜 내딸이 엄마곁을 떠난지도 벌써 426일이 되었구나..
너무 너무 보고싶다~ 항상 장난처럼 결혼하고 애를 낳아서도 엄마옆에 꼭 붙어서 산다고 했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구나..엄마의 삶을 뒤돌아보면 현인이와 보냈던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어..걱정많고 자신감도 별로 없는 엄마에게 우리 현인이는 엄마를 응원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지..엄마 사랑해. 난 엄마뿐이야..엄마 최고..친구같은 엄마가 있어서 난 행복하다고..현인이가 말해주어서 엄마는 힘이 나고 너무너무 행복했단다..니가 친구들얘기.학교얘기.인생얘기.미래얘기등등 거의 매일 비슷한얘기를 해도 같이 웃고 떠들었지.. 아빠는 그런 우리를 보고 시끄럽다고 질투 섞인 목소리로 화를 내기도 했었지..엄마는 우리딸이 최고의 친구이자 안식처였다..인생은 홀로서기라고 엄마랑 했던말 생각나니? 현인이 없는 홀로 서기는 사실 너무나무 힘들다..현인이랑 이렇게 빨리 헤어질줄은 상상도 못했어..엄마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딸에게 준사랑보다 우리 딸에게 받은 사랑이 더 크고 많은것 같아서 너무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고맙단생각이든다..그리고 너무너무 사랑한다..

엄마는 요즘 유가족 엄마들 만나면서 서로 위로하며 울고 웃으면서 지내고 있단다..엄마는 우리딸이 제일 열심히 바쁘게 착하게 바르게 산지 알았어..그런데 여기 유가족 엄마.아빠 얘기 들어보니 너만큼 모두 열심히 착하게 꿈을 향해 바쁘게 산 친구들이더라..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구나..너도 그 친구들 만나서 같이 있을테니 잘알거야..바쁜일상속에서 잠시 힘든 몸과 마음을 달래려 저녁을 먹고 회식을 하러 왔던 너희들이 이태원 1번 출구 도로에 가쳐 버렸구나..왜 해마다 배치된 기동대는 배치가 안되었고 왜 인파로 위험하단 신고는 무산되었는지..아이들을 인도로 올리지만 않았더라면..무정차만 시켰더라면 등등…무언가 하나만이라도 지켜졌더라면 이 참사가 있지 않았을텐데..라면서 엄마는 정말 가슴이 무너진다.. 참사원인은 군중유체화라고만 나왔지.. 군중유체화가 될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밝혀진게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구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만 안 했음, 마약수사에 초첨만 맞추지 안 했더라면 아무일 없었을텐데..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엄마 마음이 찢어지는구나..오히려 책임지는 사람없이 우리 예쁘고 열심히 산 너희들한테 흥청망청 놀러가서 사고 났다고 프레임 씌우며 더 이상 밝힐 게 없다고 외면하는 정치인이나 사람들 때문에 우리 유가족들은 힘을 합해 목소리를 내고 있구나. 대한민국은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믿고 아무생각없이 이태원거리를 간 너희들과 우리 유가족 잘못이 아니라 보호해줬어야 할 국가가 책임을 못한거란 명확한 진실과 이유가 밝혀질 때까지 말이다..

우리 딸도 응원해줄거라 생각한다
엄마는 사실 우리딸이 없어 뭐를 해도 마음이 허전하고 행복하지가 않는구나.. 이세상 유일하게 엄마와 결이 같았던 친구같은 내딸..나의 행복이었던 내딸..이번 생애에 엄마와 인연이 이리 짧을줄이야.. 너무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고맙고 너무너무사랑한다 어디에 있든 행복하고 다음생애에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하는 내딸


▣ 편지3. 김의현님 어머니 김호경 님

의현아
오늘도 새벽 5시 55분 아림이 울린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방문 앞에서 엄마는 방문을 열지 못하네.
아들 김의현! 하고 부르면 씨익 웃던 너의 모습, 너의 방문 앞, 엘리베이터 앞, 아파트 정자에서 순간 나타날 것 같아 한참을 머뭇거린다.
의현아,
1년이 훌쩍 지나도 무엇하나 해결되지도 않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구나. 그날의 진실과 너의 억울함, 누구에게 호소해도 다들 아무일 없다는 듯 자리를 지키고 있고, 빨리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
하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을거야.
너의 꿈과 미래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 이유를 엄마는 알지 못했거든.
의현아,
네가 그 곳에 간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네가 돌아오지 못한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그날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뿐이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부재가 잘못인거야.
의현아,
다시는 엄마와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이 없게, 운이 좋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른이들을 위해서 그 날의 진상규명과 재난방지 대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엄마는 158명의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할거야.
의현아,
엄마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지마. 너는 낯선이의 도와달라는 울부짖음에 손내밀었던 의롭고 바르게 살았던 멋진 청년이었어.
아들, 평안하고 고통없는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가 우리 서로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웃으면서 만나자.
사랑해 아들,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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